2023. 10. 3. 09:09ㆍ카테고리 없음
로봇시장에서 힘 좀 제대로 쓴다 싶은 기업을 하나 꼽으라면 나는 아마존이라고 생각한다. (서커스 단원처럼 백텀블링이나 하고 있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논외) 아마존의 키바는 모든 물류센터의 스탠더드 같은 그런 제품이니까. 가이드로봇 같은 키바를 넘어 자율주행형 프로테우스까지 개발하는 걸 보면 아마존은 물류에 진심일수 밖에 없는 기업이기도 하다.
그런 아마존이 아웃도어 배송 서비스인 스카우트를 접는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살짝 충격이었다. 사람 걷는 속도로 다니면서 뭔가를 실외배송하겠다는 발상자체가 넌센스 아닌가 늘 생각했다. 특히나 음식배달은 절대로 이 기술로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 외에 다른 용처도 여전히 잘 모르겠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열심히 문을 두드리고는 있지만 투자금이 떨어지면 하나둘씩 문을 닫을 것이라고 예상해 본다.
제프베조스가 말한 성공에 필요한 빅아이디어는 너무도 당연해야 한다고 했던가. 로봇비즈니스에서의 당연함이라면 사람과 비슷한 효율성, 그 인건비와 같거나 낮은 경제성. 난 이거 두 개라고 생각한다. 서비스 로봇이 해야 하는 비즈니스는 저임금의 노동시장, 긱워커 비즈니스다. 비싼 인건비를 받는 사람을 대체하는 시장은 로봇시장이 아니다. 변호사, 컨설턴트, 작가 같은 머리 쓰는 비싼 지식노동자들은 이미 월 20달러짜리 GPT-4에게도 헉헉 거리고 있지 않은가..
수천만 원하는 로봇이 몇 천 원 배송비 받고 도시락을 배달하겠다는 시장.
당연히 어려운 시장 아닐까.
아마존 스카우트 소회
아마존 스카우트가 취소된 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저는 2017년 말부터 Dispatch를 인수한 후부터 Scout에서 일해 왔으며, 30명 이상의 팀에서 300~400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2년 10월에 다시 30명 이상으로 줄어들고 지난주 프로그램이 최종적으로 취소되는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저는 성찰의 시간을 가졌고, 그 결과 몇 가지 시사점을 얻었습니다.
1. 비즈니스 모델의 가정을 조기에 테스트하세요. 최종 고객이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기대하는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내는 데 4년이 걸렸습니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 최종 고객과 함께 초기에 개념을 테스트하지 못했습니다. Scout는 B2 B2 C 제품이고 주요 고객이 Amazon이기 때문에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 알고 있고 가정을 테스트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은 오만했습니다.
2. 대기업에서 신제품을 개발할 때 주식은 회사와 직원의 커리어 목표를 일치시키는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스카우트의 성공 또는 실패는 장기적으로 성공적으로 확장하기 전까지는 아마존 주식의 바늘을 움직이지 않을 것입니다. 직원들이 제품의 성공을 원하는 만큼이나 개인의 커리어 목표도 중요하지만, 승진을 통해 더 많은 보수를 받는 것이 더 중요할 때는 현재 작업 중인 제품의 성공보다는 개인의 커리어 목표가 더 중요합니다.
3. 큰 회사에는 큰 짐이 따른다. 홍보, 브랜딩, 안전, 법률 등의 문제에 대한 우려로 인해 스카우트 개발이 상당히 느려졌습니다. 아마존 로봇이 아이를 때리는 것과 무작위 스타트업의 로봇이 아이를 때리는 것의 차이는 엄청납니다. 이러한 모든 우려가 완화되어야만 현장에서 테스트를 실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추가 고려 사항은 반복 사이에 더 긴 시간을 의미합니다.
4. 하드웨어는 소프트웨어가 아닙니다. 하드웨어는 모듈화가 덜 되어 있고 한 번 설계하면 수정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소프트웨어에서는 버튼 하나로 코드 한 줄을 수정하고 코드를 다시 배포할 수 있지만 하드웨어에서는 수백/수천 대의 로봇을 개조하는 기술자 팀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초기 개념 반복과 요구 사항이 올바른지 확인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해집니다.
5. 조기 최적화를 피하십시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 무엇인지, 비즈니스 사례가 타당한지 검증하기 전에는 계획이 아무리 엄격하거나 수천 대를 제작하더라도 비즈니스 사례를 테스트하기 위해 프로토타입을 제작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MVP를 구축하고, 테스트하고, 제품 요구 사항을 업데이트하는 주기를 빠르게 반복하는 것입니다.
저는 지난 몇 년 동안 긍정적인 사례와 부정적인 사례 모두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준비가 잘 된 것 같고 다음 모험이 기대됩니다. 22년 10월 이후 결성된 스카우트 2.0 팀에게도 특별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팀은 배를 바로잡고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결국 짧게 끝났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지금은 휴식을 취하며 다음 단계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는 로봇 공학 분야에서 계속 일할 계획이며, 흥미로운 기회나 스타트업 아이디어가 있거나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스카우트팀을 접는 사람이 쓴 글인데 원본링크는 못 찾겠다..)